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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회용 생리대는 무엇으로 만드나
조회수 541 등록일 2020-01-13
출처 KISTI

 

‘화이트’, ‘순수한면’, ‘좋은느낌 좋은순면’, ‘바디피트’, ‘릴리안’…….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회용 생리대 이름이다. 이것들은 희고 깨끗하고 몸에 밀착되며 좋은 냄새가 난다는 뉘앙스를 소비자에게 전한다.

이름에서 생리대 성분을 짐작할 수 있는 건 ‘면’뿐이다.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가 생리대 검출물질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 안전성을 두고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실험결과에 따르면 시판 생리대 10종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을 포함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되는 탄화수소화합물의 일종이다. 벤젠,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등이 여기에 포함되며 피부 접촉이나 호흡기 흡입 시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킨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경부가 세정제 등에 ‘독성 있음’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한 ‘톨루엔’이 4개 제조사 제품에서 검출됐고 심지어 1군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도 9개 제품에서 나왔다.

 

 

정확한 생리대 성분은 아무도 모른다

 

생리대에 왜 그런 유해물질이 들어 있을까. 생리대에서 검출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밖에도 원료로 면을 사용할 경우 목화에 남은 잔류 농약, 표백제 성분, 고분자 흡수제, 향료 등에 유해 성분이 포함될 수 있으리라 본다.

생리대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성분을 포함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비자는 생리대가 어떤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지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여성위생용품 중 질 내에 삽입하는 탐폰이 독성쇼크증후군(TSS)을 유발해 1968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38명이 사망해 충격을 준 일이 있다.

이후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탐폰의 전체 성분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으나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는 탐폰이 ‘의료기기’로 관리돼 전 성분을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유기농 생활 매체 ‘내츄럴리새비(http://naturallysavvy.com)’에서 실시한 탐폰 잔류 농약 조사 결과에 의하면 총 7가지 종류의 농약 성분이 발견됐다.

여기에는 암과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프로사이미돈, 제충국제 등이 포함돼 있었다.

5개 항목의 검출 양은 1~6ppm(농도의 단위. 1ppm=100만분의 1)으로 음식에 허용되는 잔류 수치보다 낮은 양이긴 했다.

그렇지만 이는 탐폰에 다이옥신, 퓨란 등 잔류 농약 및 제초제 성분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권고에 어긋난다.

 

생리대 안전, 좀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

 

생리대에 사용되는 합성화학물질은 대부분 생활용품, 화장품에도 사용되는 것이나 생리대이기 때문에 특수하다.

생리대는 10대에서 40~50대의 여성 전반이 매월 사용한다. 취향이나 선호에 따라 사거나 말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24시간을 연속해 적어도 3일에서 길면 일주일 이상 착용하며 생식기에 밀착해 사용하므로 유해물질이 포함될 경우 그 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생리대 산업은 연간 3,5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여성이 한평생 사용하는 생리대의 양은 1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 생식기 특성이 유해성을 높이기도 한다. 외음부의 질 조직은 점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질 내벽은 수많은 혈관과 림프관으로 차 있어 질 내 화학물질을 직접 순환계로 전달한다.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에서 낸 보고서는 질 조직이 환경호르몬을 더 빠르게 흡수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스트로겐 프록시를 질 내 투여할 경우 같은 용량을 경구 투여한 때보다 혈중 농도가 10배에서 80배까지 높다.

이 때문에 미미한 양이라도 유해물질이 질 조직에 직접 노출될 경우에 미치는 영향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문제는 질이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 자체가 거의 이뤄진 바 없다는 데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고 있는 생리대의 위해요소는 형광증백제, 포름알데히드, 산도, 색소 등으로 이번에 문제가 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은 관리 대상이 아니다.

 

 

면 생리대, 생리컵 등이 대안으로 제시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재 유통 중인 56개사 896개 품목의 모든 생리대를 대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위해도가 높은 벤젠, 스티렌 등 10종에 대해 검출여부와 검출량을 조사한다. 그래서 휘발성유기화합물 전체에 대한 조사가 끝나고 기준이 마련되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생리대를 쓰지 않고 기다릴 수도 없다. 현재까지 가장 안전한 대안은 표백처리 하지 않은 면 생리대를 삶은 뒤 사용하는 것이다.

실리콘 재질의 생리컵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전문가들은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나타나면 즉시 생리대를 교체할 것, 가능한 한 향이 없는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희고 깨끗함을 강조하면서 유해물질을 품고 있는 것이 일회용 생리대만은 아닐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계란’처럼 우리 주변의 제품에서 나온 유해물질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대안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앞으로 위해성 문제가 생기지 않게 조치하고 이를 끊임없이 감시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우리 주위의 물건을 세심하게 알아보며 행동하는 지혜와 실천력이 필요할 때다.

 

 

글: 이소영 칼럼니스트

출처 : 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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